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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김프로RN/김프로RN의 미국 이민과 간호사 생활

새 집, 새로운 시작: 3-2-1 Buydown과 함께한 우리 가족의 선택

by 김프로RN 2025.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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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 간의 렌트 생활을 마치고 드디어 우리 가족만의 집을 마련하게 됐다. 사실 말이 쉽지, 집을 산다는 건 여전히 큰 모험이었다. 불안정한 경제 상황에다 6%를 훌쩍 넘는 주택담보대출 이자율까지, 이 시기에 집을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랬겠지만 나도 수없이 계산기를 두드리고,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부동산 시장은 작년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주택 재고는 늘어났고, 인기 없는 동네나 조건이 아쉬운 집들은 시장에 한참 머물러도 팔리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가격은 예전처럼 급격히 오르지 못하고, 오히려 일부 매물은 가격을 낮추는 분위기였다.
 
그 와중에 내가 선택한 건, 입지나 구조가 마음에 들었던 신축 주택이었다. 요즘 신규 주택 시장에서는 건설사들이 대출사와 손잡고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었는데, 나도 그중 하나였던 3-2-1 Buydown 프로그램을 적용받을 수 있었다.


초반 3년, 이자 부담을 낮춰주는 전략

3-2-1 Buydown이라는 건 간단히 말해서 대출 첫 3년 동안 이자율을 점차 올리는 방식이다.

  • 첫해엔 기준 금리보다 3% 낮게,
  • 둘째 해엔 2% 낮게,
  • 셋째 해엔 1% 낮게 적용되다가,
  • 넷째 해부터는 원래 약정한 고정 금리가 적용된다.

덕분에 집을 산 첫해부터 셋째 해까지는 매달 내는 이자 부담이 꽤 줄어들었고, 그만큼 초기 정착 비용에 숨통이 트였다. 냉장고, 세탁기, 소파, 식탁 등 새로 들여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기에, 정말 감사한 혜택이었다.
 
게다가 나는 향후 금리가 낮아질 타이밍에 맞춰 리파이낸스를 할 계획도 함께 세워뒀다. 경제 흐름상 내년이나 내후년쯤엔 금리가 지금보다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때가 오면 기존 대출을 더 낮은 금리로 바꾸는 리파이낸싱을 통해 장기적으로도 부담을 줄이는 전략이다.


이사와 이직, 모든 게 바뀌는 계절

새집은 우리가 원래 살던 동네에서 제법 떨어진 곳에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직장도 새로 알아봐야 했다. 다행히도 새 동네에서 멀지 않은 곳에 큰 병원이 있었고, 운 좋게도 그곳에 입사하게 됐다.
 
기존 직장은 중소 규모였지만 마그넷 병원으로서 체계적인 시스템이 잘 잡혀 있었고, 나름의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새 병원은 규모가 더 커서, 다양한 부서와 지원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낯선 환경에 대한 긴장감도 있었지만, 새로운 시작이라는 설렘이 조금 더 컸다.


무이자 할부와 세일을 활용하는 생활의 지혜

이사를 하다 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지출이 정말 많다. 가전제품, 가구, 커튼, 조명, 수납함까지. 다행히 요즘은 판매자들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다양한 세일과 장기 무이자 할부 같은 프로모션이 많았다. 나도 그 덕에 부담 없이 필요한 것들을 조금씩 준비할 수 있었다. 특히 가구점들이 제공하는 장기 무이자 할부는, 초기 지출이 큰 시기에 정말 유용한 선택이었다.
 
이제 곧 Labor Day 세일이 다가온다. 이사 직후에는 가전과 가구를 중심으로 구매했지만, 연말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엔 오래된 컴퓨터와 전자제품도 교체할 계획이다. 미국은 대부분 30일 내에 가격이 더 내려가면 차액을 환불해 주는 시스템이 있어, 미리 사두고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다.


가족이 머물 집, 나도 성장할 집

내게 유동성이 부족한 집을 산다는 건 단순히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 집에서 우리 가족이 얼마나 웃고, 울고, 서로 기대며 살아갈까를 상상하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찡해진다.
 
물론 지금도 대출 금액을 보면서 '너무 무리한건 아닐까’ 싶은 순간도 온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이 집이 우리의 추억으로 가득 찼을 때, 그 가치는 그저 돈으로만 환산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막 새로운 공간에서의 삶을 시작하려 한다. 앞으로 어떤 날들이 펼쳐질지 아직은 모르지만, 우리가 고른 이 집, 그리고 이 선택이 조금은 더 안정된 삶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이 글이 미국에서 집을 사려는 누군가에게, 혹은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고민 중인 누군가에게 작은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삶은 늘 계산대로 되지 않지만, 준비하고 선택한 만큼의 결과는 분명히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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