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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김프로RN/김프로RN의 미국 이민과 간호사 생활

15년차 철새 간호사의 회고

by 김프로RN 2024. 12. 23.

지난 15년의 간호사 여정을 회고하며, 나는 스스로를 ‘Journey Man’ 또는 철새에 비유하게 된다. 이민자로서의 삶, 그리고 팬데믹이라는 시대적 상황은 나의 선택에 큰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단순히 외부 요인만은 아니었다. 한 가지를 배우고 나면 또 다른 것을 배우고 싶어지는 내 호기심이 나를 지금의 길로 이끌었다.

 

어떤 사람들은 평생 한 가지 분야를 깊이 파며 전문성을 키워간다. 그에 반해 나처럼 다양한 경험을 통해 넓이를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둘 중 어느 쪽이 더 옳은 길일까? 나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길에는 저마다의 장단점이 있으니 말이다.

 

나는 간호사라는 직업을 선택하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다녔다. 처음에는 생소한 환경과 낯선 언어에 두려움을 느꼈지만, 결국 적응하고 나서는 더 많은 것을 경험해보고 싶었다. 때로는 안정된 길을 걷는 대신, 미지의 영역으로 뛰어드는 것을 선택하기도 했다. 이런 선택들은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고, 다양한 시각을 가지게 했다.

 

가끔 누군가 내게 묻는다. “어떤 삶이 좋은 삶인가요?” 그러나 그 답은 결코 다른 사람이 줄 수 없는 것임을 나는 배웠다. 결국 삶의 답은 내가 내려야 한다. 선택은 내가 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도 나 자신이다. 이민자로서, 간호사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나는 이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특히 간호사로서의 경험은 나에게 책임의 무게를 가르쳐 주었다. 생과 사의 경계에서, 나의 결정 하나가 환자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실감했다. 이런 경험들은 나를 겸손하게 만들었고, 내 선택의 결과를 더 깊이 숙고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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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내가 내린 모든 결정이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후회도 있었고, 때로는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이 모든 경험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법을 배웠다. 내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도 바로 이 태도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삶은 내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세상은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고, 다른 사람들의 선택이 나의 삶에 영향을 미칠 때도 많다. 게다가 우리는 자연과 우주의 거대한 힘 앞에서 무력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서 나는 내 선택을 더 가볍게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고 그렇게 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간호사가 될 것인가 말 것인가,” “Community College를 갈 것인가 University를 갈 것인가,” “미국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내 나라에 남을 것인가,”  “이 주식을 지금 사야 할까 팔아야 할까,” “집을 사야 할까 월세로 살아야 할까,” “이 사람과 결혼해야 할까 더 좋은 사람이 있을까.” 인생에는 결정을 내려야 하는 때가 무수히 찾아온다.

 

햄릿은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고 했지만, 나는 이제 그 선택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과 그 결정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삶은 짧고, 세상은 넓으며, 아직 경험하지 못한 것들과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고민하며 시간을 낭비하기보다는 부딪혀 보는 것이 나의 신념이다. 어떤 결과를 맞이하더라도 나는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더 단단해질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내 인생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선택의 기로에 서서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 글을 읽고 용기를 얻을 수 있기를 바라며.

 

 

미국 워싱턴주에서 김프로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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