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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김프로, RN/김프로의 미국 이민과 간호사 생활

간호사가 꿈이었나요?

by 김프로, RN 2024.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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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가 꿈이었던 적은 없었다. 살다보니 그렇게 됐다고 봐야 하는게 타당하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기는 했다. 어머니께서 간호사였기 때문에 유전일지도 모른다. 한국에서 원래 전공은 건축공학. 그렇다, 나는 공대생이었다. 대학교에 지원하기 위해 갔을 때 건축공학부와 같이 'ㄱ'자로 시작하는 간호학과가 바로 옆에 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당시 건축공학부는 경쟁률이 높았는데, 이상하게도 간호학과 지원율은 '0' 이었다. 내가 너무 일찍 갔었던 것일까?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다는 것 때문에 뇌리에 남았는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그 순간이 내 머리속에 생생하다.

 

'그 때 간호학과에 지원 했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상상도 해보았다. 그러나 내 고등학교 시절 생물 교과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수리 탐구 영역 선택 과목이 물리 였는데, 수학도 잘 못하면서 왜 그랬는지... 나는 오히려 문과 쪽이 더 적성에 맞았을지도 모른다. 언어 영역, 외국어 영역, 사회 탐구 영역 쪽을 오히려 더 즐겁게 공부 했었는데, 문과 보다는 이과 쪽이 취업에 유리하단 조언을 받고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나 보다. 20대에 인생의 첫단추를 잘 못 끼운 탓일까? 돌고 돌아 이국만리에서 만28세라는 한국 기준으로 보면 늦은 나이에 미국에서 간호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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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분야에 아무런 관심도 없던 사람이 간호대학에서 공부를 하려니 너무너무 힘들었던 기억들로 가득하다. 그래도 꾸역꾸역 버틸 수 있었던 건, 병원으로 실습 나가는게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원래 어머니와 어머니의 간호사 친구분들이 간호사를 해보라고 권유 해주셨을 때는 무슨 소리냐고 듣지 않았었다. 청개구리 같은 놈. 그런데 학교에서 다른 학생들 도와주는 튜터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같은 사무실에 상담 교직원 분들의 추천에 마음이 바뀌었다. 감사하게도 행운의 여신이 내게 두번이나 기회를 준 것이다.

 

주변에 아직 중/고등학생인데, 대학생인데, 20대인데, 30대인데 꿈이 없다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하고 싶은지 모르겠어서 걱정이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된다. 글쎄... 그렇게 다 알고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리고 너무 뻔한 길을 가게 된다면 지루하지 않을까? 실패도 해보고, 멀리 돌아도 가보고 이런 경험을 할 당시에는 인생을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매순간 최선을 다 하다보니 나를 도와주는 인연도 만나고 없던 길도 생기더라. '괜찮다'라고 서로 이야기 해주고 '포기하지 마'라고 서로 응원해 주면 참 좋을것 같다.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도 좋은 기운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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