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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아이들에게 내가 간호사로 어떤 일들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 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아니, 기회가 없었다기 보다는 내가 일 얘기를 집에서 별로 안꺼내는 스타일이어서 그랬던 것 같다. 일 마치고 집에 오면 녹초가 되어 생각해 볼 여력이 없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그러던 어느날 불현듯 글로나마 내 이야기들을 정리 해보고 남기고 싶어졌다. 유튜브 영상도 찍어봤는데 역시 글이 더 편하다.
미국에 온지도 20년이 넘어 이제 21년 째 살고 있다. 어찌저찌 간호사가 되었지만 신분 문제로 간호사 일을 원하는 대로 꾸준히 할 수 없었다. 당시에는 많이 힘들었지만, 그 덕분에 여러가지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간호사로서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지는 못했지만, 3개 주 6개의 다른 병원 시스템 안의 12곳의 다른 병원 들에서 가지각색의 의료 전문가들과 함께 일하며 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배울 기회를 얻었기에 돌이켜 보니 굉장히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그리하여 어디에 가서도 적응 할 수 있는 생존형(?) 간호사로 진화한 김프로가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왔네" 하듯이 죽지 않고 미국 간호사로 살아 남아 이렇게 글을 써본다. 누군가에게는 재미로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이 남겨지기를 바라며....
2024년 7월 10일
미국 서북부 워싱턴 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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