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기술의 발전 덕분에 전 세계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흔들릴 뻔한 순간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과거엔, 정보의 부재 속에 감춰졌을지도 모를 사건이었을테지만, 이제는 투명하게 드러나고 기록됩니다.
며칠전, 국회의 헌법적 권한이 무력으로 침해될 뻔한 상황은 우리 모두에게 충격적이었습니다. 헌정질서를 무너뜨리고 국회의 활동을 불법적으로 저지하려던 내란 행위였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대통령은 책임을 회피하며 뻔뻔한 변명으로 일관했습니다. 이 상황 속에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느꼈던 분노와 실망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날 우리는 동시에 우리 헌정체계와 시민의식을 다시 한 번 믿게 되었습니다.
위기의 순간에도 목숨을 걸고 국회에 진입해 헌법을 지켜낸 국회의원들, 새벽 시간임에도 거리에 나와 그들을 지지했던 시민들, 그리고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해 탄핵을 한 목소리로 외쳤던 국민들 모두가 자랑스러웠습니다. 마치 3.1 운동, 4.19 혁명, 5.18 민주화 운동, 6.10 민주 항쟁을 다시 보는 것 같았습니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단순히 제도적 안정성에 그치지 않고, 국민의 성숙한 의식과 행동으로 뒷받침되고 있음을 전 세계에 다시 한 번 각인시킨 날이었습니다.
우리의 문화적 성취는 K-POP과 드라마에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국민의 성실함과 투명한 사회를 향한 열망은 전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수준의 성숙한 민주주의를 만들어냈습니다. 단 한 사람의 어리석은 선택과 그를 따르는 추종자들이 헌정질서를 흔들려 했으나, 우리 시스템은 그것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우리 민주주의가 얼마나 튼튼한 기반 위에 서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국 만리 타향에서 이 모든 과정을 직접 함께하진 못했지만, 저 역시 이 사건을 보며 자부심과 감사의 마음을 느꼈습니다. 오늘 이 글을 통해 한국의 민주주의와 국민들의 의지에 경의를 표합니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성숙하고 강한 민주주의를 가진 나라로, 앞으로도 그 빛을 더해갈 것입니다.
미국에서 김프로
P.S. 정치 블로그가 아니라 이 글을 쓸까 말까 망설였는데, 이것은 정치나 좌/우 이념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민주주의 국가의 기본인 헌정질서를 파괴한 행위에 대한 일이라 지금의 생각과 느낌을 기록으로 남겨야 할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후에 우리 의 아이들이 이 글을 읽게 된다면, 아버지가 어떤 마음으로 이 사건을 바라보았는지 알 수 있기를 바라며.